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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2013년 포터 2 시승기

2014년, 국내에서 가장 많이 팔려나간차는 무엇일까?

바로  포터다. 

그럴만도 한게, 포터는 다용도로 정말 여기저기서 많이 쓰이고 있지 않던가. 평일 낮시간에 운전을 하면 가장 쉽게 마주치는 차가 포터이기도 하다.  

국내에서 가장 서민적인 차량을 뽑으라면 나는 포터를 뽑을 것이고,  많은 사람들이 각자의 추억 한가지씩 가지고 있을 법한 차도 포터일 것이라고 말할거다.

나에게 포터는 그렇다. 어렸을적 부터, 아빠차와는 비교도 안되는 양과 무게의 짐들을 싣고 묵묵히 달리는 포타들에 대해 일종의 동경 같은 것을 하기도 했었고, 포터 짐칸에 올라앉아 상주 시내 전역을 누비고 다녔던 적도 있다. (처음에는 도로 상에서 마주치는 많은 차들의 시선을 피하기만 했었는데, 그것도 한순간일 뿐, 나중에는 먼저 다른차를 향해 손을 흔들며 시선을 즐기게 되더이다.)

가장 최근에는 내가 면허를 따면서 도로 주행 필수 교육시간 6시간과, 도로주행 검정과정을 함께한 포터.

 현재 팔리고 있는 포터 2는 2004년 출시되어 11번째 생일을 맞는다. 보통 승용차의 세대교체 주기가 5년 정도 임을 감안하면,우려먹어도 엄청 우려먹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국내는 물론 해외 자동차 시장에서도 11년째 같은 세대의 차량이 판매되는일은 전무하지 않을까 한다.  

 이는 국내에 1ton 트럭 시장을 현대가 독점했기 때문이다. (기아에서도 '봉고' 라는 이름의 트럭이있지만, 포터와 90% 이상 부품을 공유하는, 사실상 '같은 차'다.)   

 쉽게 말하면 배짱 장사랄까? '싫으면, 사지 말던가~' 식의 장사를 펼치고 있는 현대.

 사실 출시 8년 정도 되던 2012년에,  포터2는 차에 관심이 없는 사람들은 구별하기 힘든 미세한 변화가 있긴했다.

 그 미세한 변화를 확인했다면, 당신의 눈썰미는 좋은편에 속할 것이다.

 

 

  

위의 차량이 2012년 이후 출고되는 포터 2이고, 아래 차량이 그 이전의 차량이다. 어떤가? 변화를 찾았는가? 헤드라이트에 블랙 베젤이 사용되었고 안개등과 그릴, 범퍼 형상이 조금씩 바뀌었다.

 포터의 쌍둥이격인 기아 봉고 트럭도 비슷한 류의 변화가 있긴 있었는데, 사진 첨부하기 귀찮으므로 검색해보길 바란다.

이러한 변화는 현대가 더이상 우려먹기 미안해서 살짝 변화를 준걸까?

글쎄다.  저렇게 미세한 외관 변화를 주고선 가격을 200만원 가까이 인상했다.   

물론, 현대측에서는 외관 변화(미세한) 외에도 기존 126PS 엔진이 133PS로 출력이 향상되었다고 밝혔다.  

  그 133ps 짜리 포터2 엔진은 구형 소렌토에 들어가던 것으로 원래는 170마력 정도 출력을 내는 엔진이다.

170마력 정도 쓸 수 있는 엔진을 126으로 디튠해서 팔다가 133마력으로 7마력 올려주는 '척' 하면서  대단한 성능 변화가 있는 듯이 말하고 있는 현대.  

  아, 그 해에 있었던 큰 변화 중 하나가 포터에도 에어백이 장착되기 시작했다는 것인데, 그 이전의 포터는 에어백이 장착 되지 않았다는 것에 대해서 경악을 할 수 밖에 없다. 에어백은 사고시 생명을 좌지우지 할 수 있는 물건이 아니던가?  

 아무튼 포터는 2012년에 굵직한 (현대입장에서만 )연식변경을  거친후, 두차례 더 연식변경을 거듭하며 지금의 포터는 열선 시트와 열선 핸들을 채용하고 순정 네비게이션과 후방감지기 등 다양한 편의사양이 옵션으로 제공된다. 그간 차량에 발전이 있었다기보다, 여지껏 저것들을 안넣고도 잘 팔렸다는게 놀랍다. 더구나 공짜로 넣어주는 것도 아니고 옵션가에 다 포함된다. 포터, 봉고 이외의 경쟁차가 있었다면 이랬을까? 그나마 2012년 부터 연식변경을 시작 한것도, 2012년에 코란도 스포츠라는 꽤 괜찮은 국산 픽업트럭이 나옴에 따른 견제가 아닐지 의심해본다.

글을 적다 보니 너무 현대 비판조로 쓰게 되었는데, 각성하고 본격적인 시승기에 들어가보자.

▼ 사진은 직접 찍어둔게 없어 보배드림 판매용 사진으로 대체한다.

 

차량사진

▲ 실내 모습은 대략 이렇다. 

차량사진

▲계기판. 더할 나위 없이 심플하다. 트럭에게 수퍼비전과 트립컴퓨터 따위는 사치다. 글자와 눈금이 큼직 큼직해서 가독성은 좋다. 

차량사진

▲ 에어백 옵션이 선택된 핸들이다.  에어백이 옵션이라니...-.-;; tcs와 vdc, tpms 등의 전자장비는 기본 장착이고, 에어백은 옵션이다. ;;

차량사진

▲ 버튼들이 정말 시원 시원하다. 아날로그 감성이 묻어난다. (이건 좋은말이고)

(나쁜말로하면) 모든 것은 수동이며, 최소한의 기능만 탑재했다.  

차량사진

▲ 포터는 3인승 좌석구조를 가지고 있다. 사진에 보이는 저 플라스틱 탁자 같은 것을 젖혀올리면 하나의 좌석이 되는 것인데, 어린 아이가 아니라면 저 중간 좌석에 타는 것은 매우 불편할 것이며, 조수석에 탄사람도, 심지어 운전자의 기어조작도 불편하게 만든다. 따라서 저 탁자는 그저 트럭에서 밥을 먹을때 반찬등을 꽂아두며 먹는용도로 쓰거나, 혹은 수첩 따위를 올려두는 수납 공간으로 주로 쓴다.

차량사진

▲ 포터에는 왠지 안어울리는 지나치게 스포티한 6단 기어노브. 튜닝 노브 같지만 순정이다. ㅋㅋㅋ 포터에서 의외인 부분이, 6단 수동 변속기이다. 다른 부분은 모두 04년에서 진전이 없는 부품을 사용하면서, 미션만은 수동 6단이라니.  R 기어를 넣는 방법은 잘 모르겠다. 들어올려서 밀던가 어떻게 한다. 자칫 그냥 넣으면 1단이 들어가므로 주의.  

차량사진

▲ 2013년 이후 포터 부터 적용된 폴딩키. 트럭 차키인데 꽤 설레일도로 이쁘다. 이모빌라이저 기능도 지원한다.  (물론 옵션이다.)

차량사진

▲ 포터의 시트 부분. 포터도 나름 2도어 차량은 맞다. ㅋㅋ 저 시트 뒷 공간은 가방등의 소지품을 놓기에 좋다. 포터의 시트 착좌감은 뭐랄까. 포근함 보다는 '운전이나 똑바로 하슈' 의 느낌이 강했다. 사실 포터에게 포근한 승참감이나, 운전자를 꽉 붙잡는 홀딩 감성 따위를 기대하는 내가 이상하긴 하다.

  

포터와의 주행.

 

포터는 차 이름 '포터' 그대로, 훌륭한 일꾼임에는 틀림없다.  클런치 조작이 미숙했음에도, 포터는 나에게 한번도 시동꺼짐이라는 굴욕을 주지 않았다. 운전자가 클런치를 잘못 조작해도, 그런대로 잘 알아먹고 알아서 잘 가주는 포터다. (공차상태 기준, 정말 웬만해서는 시동 안꺼진다. ) 

  또, 포터를 가지고 도로를 주행하면서 매번 공차상태 포터의 가속감에 놀라기도 했다. 가속페달을 조금만 깊게 밟아도 그 엔진 특유의 날카로운 엔진음을 내뿜으며 만족스럽게 치고나가준다. (엔진음이 너무 매서운 기세여서 더 가속력이 좋게 느껴지는 것도 같다. ;; )

포터의 기어비는 화물을 가득 적재했을때를 기준으로 맞춰진 모양이다. 공차상태의 포터는 가속력이 좋은 대신, RPM이 너무 빨리 치솟는 감이 있다. 40KM/h 에서 4단 변속이  맞을 정도. 1단을 3초만 쓰고 바로 2단으로 넘기는게 딱 맞을 정도.  

 포터의 초중반 가속력은 울아부지차 (01년식 EF 소나타)를 이길 것 같은데, 기어비로 인해 고속에서는 포터가 부진할 듯 하다. 하긴, 누가 포터로 고속 영역을 즐기겠는가? 

 포터의 달리기 성능은 일단 만족할 만한 수준이다. 다만, 달리기 성능은 좋은데 그에 비해 다른 요소들이 못 받쳐준다는 인상을 많이 받았다.

차는 잘 달라기 보다도 잘 서는게 중요하다고들 한다. 포터의 브레이킹은 그런면에서 많은 실망감을 준 부분이다. 페달을 살짝 밟으면 브레이킹이 거의 느껴지지 않고, 일정 수준 이상 밟으면 신경질적으로 감속이 시작되는데, 감속 질감이 매우 마음에 들지 않는다. 

 또한 포터의 서스펜션은, 60KM/h 를 넘을시 작은 요철에도 큰 차체 반응을 보이며, 과속 방지턱 등이 많은 구간에서는 운전자가 저절로 안전운전을 하게끔 만든다. 물론 포터의 서스펜션은 공차상태가 아닌 화물을 적재했을때를 기준으로 세팅을 잡았겠지만, 그래도 이정도는 좀 2015년의 포터로서 개선의 필요가 있지 않나 할 정도다. 승차감과 차체 안정성 모두 잡히지 못했으니 말이다.  

 연비는 측정하지 못했지만, 공인연비가 10.0km/L라니, 꽤 기름을 많이 먹는 차임은 분명하다. 133 마력에 연비가 그 정도라니, 요즘 디젤엔진에 대비하면 실로 말도 안되는 수준의 연비이다. 포터의 엔진이 개발된지 13년이 넘었으니 뭐...   

 

 

총평

  전체적으로, 국내에서 가장 기업의 원가절감 노력이 잘 보이는 차라면 모를까, 국내에서 가장 잘 팔리는 차로써는 부족한 부분이 많다는 인상을 받았다.  그만큼 '어쩔 수 없이' 구입하는 소상공인의 덕을 많이 보고 있는 차량이라는 것이다. 국내에서 가장 잘 팔려나가고 있는 포터, 사실 미국에는 수출조차 못하는 차다. 충돌시 안전성 문제 때문이다. 외국인들이 못타는 차. 수많은 우리나라 사람들의 삶의 현장에서 쓰이고 있다. 현대가 자발적으로 양심의 가책을 느끼고 안전하고 연료 효율도 좋고 편안한 그런 신차를 만들어줬으면 하지만, 기업이란게 이윤을 추구하는 최우선이다 보니... (특히나 현대차는 그렇다. ) 타메이커가 하루 빨리 이 노다지 독점 시장, 1톤 트럭 시장에 참여해줬으면 하는 바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