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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무쏘 230S 시승기

  오랜만에 포스팅을 해본다.

 

2015년에 스무살이 되면서, 한가지 다짐했던 것 주에 하나가 블로그 관리를 철저히 하여 남 부럽지 않은 파워 블로거가 되보자는 것이었는데, 항상 한해의 시작은 희망차지만, 한해의 끝은 뒤숭생숭 한것이 아니겠는가? 블로그에 새포스팅을 한다는걸 하루 이틀 미루다 보니, 어느새 올해의 마지막이 되었고 결국 내 블로그는 1~2월에 끄적인 글 몇개가 전부가 되었다.

 

그래도... 2015년이 끝나기 전에 글 하나는 더 적고 싶은 미련에, 오랜만에 포스팅을 해본다.

 

결국 2016년이 되었다고 한다.  그러하다. 이글을 쓰다가 또 귀차니즘이 걸려 한참동안 미뤄두다가 1개월여가 지나서야 겨우 다시 쓰기 시작하는 나의 게으름이란...

 

내가 나이를 먹어간다는걸 실감하게되는 요인 중 하나는 내가 어렸을적 봐왔던 차들이 올드카의 반영에 들고, 하나둘 서서히 멸종되어간다는 것인데, 오늘 다루는 무쏘는 93년도에 처음 출시하여 무려 22년이 지난 지금도 꽤 어렵지 않게 찾아 보이는 차다.

 

그만큼 무쏘는 많이 팔렸으며, 내구성 또한 검증이 되는 차라고 할 수 있겠다.

 

무쏘의 끝물에 뒷모습을 약간 바꾼 무쏘 스포츠까지 생각해보아도 최소 9년 이상 (곧 '최소 10년 이겠군') 된 차들인데, 지금 시승기를 쓰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나 싶기도 하지만, 내 블로그에 의외로 포터 2 시승기를 보러 오는 사람이 많으니 무쏘 시승기도 찾는 사람이 있을거라 생각하여 적어본다.

 

무쏘 230S는 친구녀석의 차량인데, 자취나 기숙사 생활을 하기에도, 그렇다고 대중교통을 이용하여 통학 하기에도 애매한 거리에 살고 있는 친구녀석의 좋은 통학 수단이 되고 있다.

 

 그 친구를 가장 간단 명료하게 나타내는 말이 있다면, '상남자'란 말이 아닐까 한다.

그 친구와 오랜 시간 같이 친구사이를 유지하면서, 의외의 (?) 유순한 구석들을 많이 발견하곤 하지만,

그를 처음 봤을때의 그 기억은 아직도 잊을 수 없다. 그의 첫인상은.. 그냥 '상남자' 그 자체로 정의되었다.

 

그런 친구와 매우 찰떡 궁합이라고 할 수있는 차가 이 무쏘가 아닐까 한다.

주인도 차를 잘 만났고, 차도 주인을 잘만난 케이스이다.  

 

이제는 그의 분신과도 같은 존재가 된 무쏘. 자동차 덕후인 나에게 그는 선뜻 키를 내주곤 했다.

길게는 못타봤으나 무쏘는 그 주인과 마찬가지로 매우 개성이 강한 차였고, 차량을 파악하기에 충분한 시간이었다고 생각된다.

 

▼ 사진은 찎어두지 않아서 보배드림의 매물사진으로 대체한다. 참고로 친구의 무쏘는 저 투톤 도색에 본도장이 흰색이라는 점이 다르다.

 

차량사진

 

차량사진

 

 

exterior & interior

 

 

남자답다, 다분히 상남자스러운 외양이지만, 어딘지 모르게 부드럽고 다정한,

 

츤데레적인 구석이 공존한다. 93년도 출시당시에 국내 자동차 시장에 꽤 센세이션을 불러일으킨 차량이기도 한데, 구 코란도, 갤로퍼 등 네모 반듯하게 생긴 차들만이 suv 라는 칭호를 받던 시절에 1세대 스포티지와 함계 도심형 suv를 표방하여 유순한 구석이 생긴 디자인으로 많은 극찬을 받았다.

 

인테리어 역시도 출시 22년, 곧 23년을 바라보는 차치고 상당히 세련되었다는 인상을 받았는데,

23년간 유행이 돌고 돌아온건지,  무쏘의 저 인테리어는 k5, LF소나타에서 볼수 있는 인테리어 컨셉과 많이 닮아있는 것 같다.

 

 

performance

 

내가 시승해보았던 2300cc 버전으로는 냉정하게 평가한다면 단순히 오늘날에 퍼포먼스라고 불리는 부분에서는 최하위권에 랭크되는 차라고 할 수 있다.

 

 무쏘는 개발당시 2900cc 를 기준으로 만든걸로 알고 있는데, 시장에서 가격 및 유비지 적인 측면에서 경쟁력을 얻어보고자 코란도에 쓰이던 2300cc 엔진을 얹었으니, 퍼포먼스 적인 부분에서는 타협을 하는 것이 당연하긴 하다. 2톤에 육박하는 어마무시한 무게에 함계,  공기저항은 별로 생각하지 않은듯한 각진 디자인을 가진 차체가 101마력 짜리 2300cc 엔진으로 구동되는 것이니 말이다. 무쏘 끝물에는 2300cc 옵션은 아에 삭제됨은 물론, 3200cc 옵션까지 추가시켰으니 무쏘 230 오너들의 출력에 대한 갈증이 어느정도 인지 짐작가능하다.

 

처음에 출발을 위해 무쏘의 악셀에 발을 올려보았을때, 악셀을 안밟은거 같은 느낌이 났다. 분명 엔진음은 악셀에 대한 반응을 하는 것 같은데, 실제 차량이 나가는 것은 그저 d레인지에 걸려 있는 차가 미끄러지는 수준이었달까... 이에 처음 놀랐고,

 

 악셀을 깊게 밟으려 하자, 별안간 부우웅 ~ 하는 특유의 중후한 엔진소리가 내 귀를 압도하더니, 차체를 꿀렁거리며 반박자 정도 숨고르기를 하고, 터보 터빈을 가동시키며 갑자기 훅 튀어나가는 탓에 두번째로 놀랐다. 신경질적인 코뿔소의 단잠을 꺠운 것 같은 느낌이었달까.

 

 디젤차는 처음 운전해보는지라 더 그렇게 느끼는지는 모르겟는데, 무쏘의 악셀은 운전자가 차량의 출력을 제어하기 보다 차가 자신의 출력을 제어하는... (답정차? 답은 차가 정한다! ) 매우 감성적인 악셀이다.

 

 미션은 4단 변속기가 사용되었는데, 벤츠제 미션이라고 들었다. 90년대에 쌍용과 벤츠는 꽤 좋은 파트너쉽을 가지고 있었던 것 같은데, 쌍용의 모든라인업- 무쏘, 코란도, 이스타나, 체어맨의 엔진과 미션 심지어 차체까지도 벤츠의 것이 사용되었다.

 

무쏘에도 벤츠제 엔진과 미션이 들어간 것인데, 230s는 4기통, 290은 5기통의 엔진형식을 가지고 있으며, 미션은 자동 4던 미션이다.

 

벤츠 엔진 + 벤츠 미션의 조합은 강산이 두번 바뀌는 세월이 지났음에도, 꽤 운전이 재밌다는 생각을 들게 한다. 엔진음은 많이 발생하고, 실내로도 많이 유입되면서도 그 음색이 시원하고 우렁찬것이 크게 듣기 싫지는 않다. 미션의 변속은 90년대 자동변속기 답게, 많은 진동과 미션 충격을 동반하고, 미션 반응이 느리면서도, 악셀을 깊게 밝을 경우 3500RPM 까지도 변속하지도 않고 버티는 것은 몸(미션)을 사리지 않는 무쏘의 뚝심을 느낄 수 있는 부분이다.

 

무쏘의 써스펜션 또한 상당히 인상적인 부분인데, 글쎄 음... 이걸 딱딱하다 해야할지, 혹은 물컹하다고 해야할지. 노면 상태는 비교적 정확하게 읽어내면서도 코너링에서는 꽤 부드러운 구석을 보이면서 전체적으로 바디롤이 많은 편인 것 같다.

 

무쏘에 들어간 써스가 가스쇽으로 알고 있는데, 가스쇽임에도 마치 판스프링의 차량들을 운전하는 느낌이랄까.

 

프레임바디의 특성일지도 모르겠다. 프레임 때문에 승차감 부분에서 많이 딱닥하게 느껴지는 것이고, 써스 세팅은 그걸 상쇄하고자 컴포트하게 맞춰져 있는데, 차량의 무게 때문에 바디롤이 많이 생겨버린다고 하는게 맞겠다. 

 

conclusion

 

무쏘에 대해 그다지 좋은 기억을 갖고 있지 않던 차에, 얼마전에 이 차의 오너인 친구가 내 생일을 축하 하고, 둘의 솔로크리스마쓰를 기념 (?) 혹은 위로하기 위해 내가 거주하고 있는 곳 가지 와주어서 다시 무쏘를 타볼 기회가 생겼었다.

 

그간 친구의 운전은 놀랄만치 안정적으로 변해 있었다. 날 태우러 오기 악셀링, 브레이킹, 코너링 모두 무쏘와 교감이라도 하는건지, 자신의 몸 다루듯 자유자재로, 부드럽게 다루더군.

 

그런 친구가 운전하는 무쏘를 타보니 무쏘에 대한 감정이 좋아질 수 밖에 없었다.

 

무쏘는 남자의 차다. 남자의 차 중에서도, 그저 달리기만 좋아하는 어린 남자가 아닌, 지켜줄 가족이 생긴 남자들의 차다. 육중한 프레임 보디로 무게는 무거우면서도 엔진의 출력은 많이 부족하지만, 엔진음은 뚜렸하고 시원하다.

 

무려 28만키로를 주행한 차량이었음에도 엔진음에서 노후차에서 흔히 느낄 수 있는 각종 불협화음들을 하나도 느낄 수 없던 것은 차주의 훌륭한 관리 덕분이기도 하겠지만,

 

이 차의 본질, 거친 세상에서도 자신의 가족, 혹은 탑승자를 지키기 위한 무쏘이기 때문 이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