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자동차

알페온 EL240 일주일 시승기

 

▲ 알페온 시승 인증샷. 폰카로 찍었더니 포커스도 안맞고.. 손떨림도 생긴 것 같습니다. 일주일간 타면서도 DSLR로 제대로 된 사진 한장 안찍어 둔것이 저도 매우 아쉽습니다. (저도 이 게으른 제 자신이 밉습니다.)

 

 오늘 작성할 시승기는 한국 GM의 알페온입니다. 그중에서 EL 240, 프리미엄 옵션을 선택한 차량이죠. 이번 시승차는 저의 아버지 차량으로, 평소보다 조금 더 편하게 오랫동안 시승 할 수 있었습니다. (사실 시승이라기 보단 휴가기간 또한 집의 운전기사가 되었습니다. 하하;)

 

미리 양해를 구하자면, 이번 시승 역시도 디테일 사진은 보배드림의 것으로 대체 하도록 합니다. ^^;; 저는 조금 게으른 블로거니까요. 하하;

 

 본격적인 시승기에 앞서 잠시 알페온에 대해 잠시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아마 아실분은 다 알겠지만, '알페온' 이라는 이름은 한국시장에서 쓰이는 이름이고, 알페온 특유의 로고 또한 한국시장용으로 만들어진 것입니다. 해외시장에서 이 차는 뷰익의 '라크로스'로 더 잘 알려져 있습니다. 뷰익의 라크로스. 한국 시장에서는 2.4와 3.0 엔진이 제공되었는데요, 북미에서는 3.6엔진이 올라가고 무려! AWD 시스템이 제공되었으며, 당시에는 정말 흔하지 않던 HUD 까지 달고 있는 초초 럭려리 세단 이었습니다. 따라서 경쟁 상대도 북미에서는 그랜져(북미 수출명 '아제라') 보다는 제네시스와 경쟁을 하는 차였죠. 가격 적인 부분도 그랬구요. 제네시스와 비교하였을 때 (당시  BH) 어느 하나 꿀리는 구석 하나 없던 녀석 이었습니다.  한국시장으로 오면서는 이름도 알페온으로 바뀌고, 라크로스의 자랑이던 주요 사양들이 모두 삭제된 채로 그랜져와 경쟁을 벌이게 되었습니다. 라크로스가 감정을 가지고 있다면 엄청난 굴욕을 느끼지 않았을 까요.

 

 뭐, 그래도 저는 이 알페온이라는 차를 개인적으로 참 좋아합니다. 라크로스 일 때는 감히 쳐다도 못볼 차였겠지만 알페온으로 지금의 저의 아버지차가 되었으니까요. 라크로스에서 주요 사양들이 모두 삭제되었다고 하여도 그 주행성 만큼은 준대형이 아닌 대형차의 DNA 가 그대로 흐르는 것 또한 제가 이 차를 몹시 좋아하는 이유 입니다.      

 

 

EXTERIOR

 

 

 

차량사진

 

차량사진

 

차량사진

 

 

▲ 알페온의 외관 사진을 잠시 감상하시겠습니다. 알페온을 실제로 마주했을 때, 그 웅장함이 상당히 압도적으로 다가왔습니다.  한마디로 웅장함 그 자체 입니다. 프론트, 리어 모두 위로 치켜 올라가는 듯한 디자인으로 차체가 상당히 중후해보이고 고급스러워서 보입니다. 왠지 덤비면 안될 것 같은 느낌입니다.

 

혹자는 너무 뚱뚱하고 둔해보이다며 혹평을 하기도 하지만, 제 주관에서는 고급스러워 보이기만 합니다. 이 차는 준대형 차입니다. 준대형은 준대형 답게 이렇게 중후한 디자인을 가지고 있어도 그게 비판의 대상이 되지는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준대형급 차량 이상만이 가지는 특권이라 해두죠.

 

  다만, 큼직하고 굵직하고 강렬하고...그래서 몹시 돋보이는 라디에이터 그릴이나,  부분 부분 크롬 장식을 많이 쓴 것은 중국시장을 상당히 인식 한것으로, 한국 소비자들 취향에 안맞을 수는 있겠다고 생각해봅니다. 알페온의 디자인을 개인적으로 참 좋아하는 저로서도 이해가 안되는 부분은 본닛 위에 아가미 처럼 붙여진 크롬 에어밴트 장식입니다. 전체적으로 진지진지하고 중후한 디자인에서 옥의 티를 남겼습니다.  

 

INTERIOR

 

 

 

차량사진

 

차량사진

 

 

▲ 실내도 외관과 마찬가지로 전체적으로 중후함, 웅장함을 잘 나타내주고 있습니다. 특히 센터페시아를 비롯한 대쉬보드 쪽 디자인이 인상적이었는데요, 도어까지 이어지는 선으로 운전석과 조수석을 꽉 안아주는 듯한 디자인으로 운전석 상당한 안정감이 전해줍니다. 알페온이 든든한 보디가드가 되어 탑승자를 지켜주겠다는 것 같습니다.

 

다만, 실내에 저 뻘건 우드 장식들이 거슬립니다. 예전에 타본 EF소나타의 그 장식들과 느낌이 아주 흡사합니다.  아마 저것 또한 중국시장에 초첨을 맞추고 디자인 된 것이 아닌가 싶은데, 한국에 들어오기전 저 우드 장식들의 색상과 재질만이라도 좀 변화 시켜서 들어왔으면 알페온 판매량이 1%는 더 늘었을 거라는 생각도 해봅니다.

 

 

PERFORMANCE

 

주행성 부분은 한마디로 말씀 드리자면 '만족' 그 이상의 감정!  '감동'  이었습니다. 

 

 사실 알페온을 제대로 타려면 3.0 엔진이 올라간 녀석을 타야하는게 맞습니다. 알페온은 애초에 라크로스 시절 대배기량 엔진을 기준으로 설계된 차량이기도 하고, 원래 대형차라면 모름지기 3000CC 의 6기통 이상은 올려줘야 그 고급진 감성을 제대로 느낄 수 있으니까요.  아무리 다운사이징이 대세라지만 대형급 차량에 4기통 엔진이 올라가는 것은 옷을 명품으로 쫙 치장했는데 신발을 나이키 슬리퍼를 신는 격이라고 생각합니다. 4기통이 6기통의 파워는 이길 수 있어도 감성은 이길 수 없습니다.

 

 그래도 이상과 현실에는 큰 괴리가 있는 법입니다. 아버지가 차를 고르실 때 3.0 엔진을 섣불리 권해드릴 수는 없었습니다. 유지비라는 것이... 아마 제가 제 돈으로 산다하여도 많이, 아주 많이 아쉽긴 할테지만 2.4 를 골랐을 것 입니다. 흑흑.

 

 하지만! 2.4의 알페온 또한 저에게 감동을 주기에 충분했습니다. 가장 놀라웠던 부분은  NVH 영역입니다. 알페온이 해외에서는 렉서스 킬러로 불린다는데, 역시 괜한 별명이 아닙니다. (렉서스가 정숙성 하나로는 세계적으로 유명하죠) 실제로 어느 블로거님이 실험하신바로는 알페온이 렉서스 ES 350보다 DB 수치상으로 소폭 앞서기도 한다고 합니다. 알페온과 ES를 비교 시승 하신 몇몇 블로거 분들도 대부분 알페온이 ES에  NVH로 뒤져지지 않는다며 놀라워 하곤 합니다. 저 역시도 이 차를 타는내내 시종일관 조용한 실내에 연신 감탄했습니다.

 

NVH 부분이 몹시 만족스럽다 보니 콩깍지가 씌여 다른 부분도 다 좋아보인걸 수도 있겠습니다만, 가속력, 브레이킹, 코너링, 고속 안정성 모두 어느 하나 불만이 느껴지는 부분이 없습니다. 가속력에 대해서는 넷상에서는 '할베온'으로 놀리며 매우 비판 받던 부분인데, 저는 이 역시도 크게 공감되지 않았습니다. (역시 콩깍지 효과일가요)      

 

 가속력 부분에 대해서 비단 콩깍지만은 아닌게, 알페온은 2013년을 기준으로 미션이 변경되었고, 제가 탄 차량은 2014년식 차량으로 gen2라고 불리는 개선 된 미션이 올라간 차량입니다.  할베온으로 엄청난 질타를 받은 GM이 '뜨금'하고 새로운 미션을 올린것 입니다. (진작 이렇게 내놓았으면 알페온이 10%는 더 팔렸을거라고 짐작해봅니다.)

 

 gen2미션이 올라가고 나서는 적어도 '할베온'이라는 오명은 벗을 만 하지 않나 합니다. gen2 미션이 올라간 후기형 알페온 시승기들을 보면 저 뿐만 아니라 많은 분들이 그렇게 느끼는 것 같습니다. 다만 이 개선된 미션에서도 조금의 아쉬움은 있었는데요, 우선 현대/기아차들을 타다 알페온을 타면 변속 충격에 한번씩 흠칫거리게 됩니다. 그렇다고 미션충격이 텅텅하고 크게 올라오는 정도가 아니고 그냥 변속되는 느낌 정도만 난다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다만 알페온의 엔진음이 워낙 실내로 잘 유입이 안되다보니 그 느낌이 잘 와닿는 것이라 판단됩니다. 그래서 저는 시승하는 내내 '그래... 이 정도 느낌도 없으면 변속이 되는 지도 몰랐을텐데, 오히려 펀드라이빙이 도움을 주는구먼.' 이라고 위안을 삼았습니다.

 

브레이킹도 상당히 만족스럽던 것이 초, 중, 후반 답력이 균일하게 잘 세팅되어 운전하는 내내 브레이킹에 대한 스트레스가 없어 좋았습니다. 브레이킹이 너무 예민하게 굴어도 혹은 너무 둔하게 굴어도 시내 주행중 많은 스트레스를 주게 되는데 알페온을 모는 동안은 브레이크를 신경 쓸 필요가 거의 없었습니다. 

 

코너링/고속 안정성 역시도 한국 gm 차들이 워낙 잘해오던 부분답게, 훌륭했습니다. 실제 속도에 비해 체감속도가 현저히 낮게 느껴집니다. 5천 rpm까지 끌어올려도 듣기 좋은 우~우~하는 소리만 들려주는 엄청난 수준의 nvh 때문에 체감 속도는 다른 차들보다 훨씬 더 낮게 다가옵니다. 써스펜션의 셋팅 또한 상당히 완성도가 높다고 느껴졌습니다. 코너링 및 고속주행에서 불안한 모습을 보이지 않았기에, 시내 요철구간에서는 조금 하드하게 느껴지지 않을까 했었습니다만 보기좋게 예상이 빛나갔습니다. 과속방지턱에서는 준대형/대형의 거동 답게 정갈하게 넘어줍니다. 나중에 알게된 사실인데, 알페온 초기형과 후기형이 써스펜션에서도 차이가 난다고 하더군요. 후기형 모델로 오면서 조금 더 컴포트하게 셋팅이 변경되었다고 합니다. 초기형 모델이 고속주행시 더 안정감이 있을 거라고 하던데, 기회가 되면 초기형 차량도 꼭 타보고 싶습니다.  

 

정숙성 은 그냥 긴말이 필요 없습니다. 한번 시승해보시는면 알겁니다.


 마지막으로 연비. 사실, 준대형차급 이상 부터는 연비에 대해 논하기가 민망한 부분이 있습니다. 준대형차 급 부터는 확실히 연비보다는 실내의 거주성 혹은 성능 부분에 조금 더 많은 포커싱이 되기 때문에, 연비부분만 놓고 논하면 더 중요한 차의 본질을 놓치게 될 수 있습니다. 그래도 기름값이 만만치 않게 비싼 우리나라에서는 어쩔 수 없이 어느 급을 타더라도 연비 계산은 하게 될 것 같습니다. 알페온은 정체감이 없는 쾌적한(?) 구미 시내 도로주행에서 L당 대략 9~10KM 정도의 연비를 보여주었습니다. 고속주행시에는 연비를 직접 확인해보진 않았으나, 소유주인 아버지 말씀으로 L에 13KM 이상 꾸준히 나오는 것 같다고 하십니다. 제가 시승한 알페온 240의 공식 복합연비는 10.8입니다. 복합연비와 실연비에서 큰차이가 없어서 한번 놀라고, 그랜져240 보다 100kg 은 더 무거운차가 그랜져와 큰 차이 없는 실연비를 보여주는 것이 더 놀랍습니다.

 

 

총평



알페온을 일주일간 타니 한국 GM이 너무 싫어졌습니다.  이 명차를 가져와 한국 시장에서 처참한 패배를 거뒀으니까요. 차 자체는 진짜 좋은데... 항상 한국GM의 마케팅이 문제입니다. 마케팅 부서가 조금이라도 이 차를 팔 생각이 있었다면,  라크로스를 그랜져 급으로 낮추느라 아무리 원가절감이 급급했어도 최소한 준대형차에 크루즈 컨트롤을 삭제하는 일은 없었어야 했습니다. (이걸로 하도 비판을 받아서인지 2014년 형 부터 탑재됩니다.) 제가 뽑은 알페온의 유일한 단점이자 치명적인 단점은 크루즈 컨트롤의 부재입니다. 크루즈 컨트롤을 잘 쓰지 않는다 하여도 스티어링 휠 왼쪽의 멍텅구리가 되어있는 원래의 크루크 컨트롤 자리를 보자면 마음이 쓰립니다.


 크루즈 컨트롤 모듈 해봤자 10만원? 은 하려나요. 알페온 필수 튜닝 중 하나인 크루즈 컨트롤 부활(?)이 공임 포함 20만원 정도 니까요.  당시 같이 판매되던 아베오, 크루즈도 크루즈 컨트롤이 옵션으로나마 올라갔었는데, 알페온은 EL300 스페셜을 사더라도 크루즈 턴트롤을 선택조차 할 수 없었으니 지금 생각해도 도무지 이해가 안되는 부분입니다.




긴 글, 부족한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시승기를 읽으시고

의견을 남겨주시면 다음 시승기를 작성할 때 참고 하겠습니다.

소통은 언제나 환영입니다.

 

아래 공감버튼을 눌러주시면 일개 블로거인 저에게 큰 힘이 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