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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필자의 운전병 경험 이야기.

새벽 3:52분 참 애매한 시간이 아닐 수 없습니다. 더구나 내일은 오전 수업이 있어 잠을 자기도, 깨어 있기도 애매한 시간이고 곧 시험기간이기도 한데다가 과제도 있어 잠을 자는 것이 편치가 않네요. 맥주를 한캔 해서 그런지, 또 깨어있다고 해서 공부는 죽어도 하기 싫습니다. 허허 이거 참...;;


그래서 자구책으로 블로그에 글이나 하나 끄적여보고 공부를 하든 잠이나 자러가든 하려 합니다.


최근 블로그에 발 길을 너무 안들였네요. 그동안 스포티지 ql,  올 뉴 카니발등을 잠깐 몰고 다녔기에 그 차들 시승기나 적어볼까 하다가, 요즘 또 유로트럭에 빠져서 대형차가 너무나 관심이 많은지라... 군 시절 몰았던 k711에 대해 회상해보고자 합니다.


 


▲ 바로 요 트럭, 정식 명칭은 K711이나, '육공 트럭', '오돈 카고' 등 많은 이름으로 불려지고 있죠.


 필자는 제작년 전역을 한, 육군 대형차 운전병 출신입니다. 육군에서 운전병으로 근무하려면 군 면허를 가지고 있어야하는데요,  이 면허의 개념에 대해 잠깐 설명드리자면, 우선, 이 면허는 크게 세가지로 분류됩니다. 소형, 중형, 대형 면허. 사회로 따지면 2종 보통, 1종 보통, 1종 대형의 차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육군 소형차 면허로는 K131과 민수차로 코란도 스포츠 등을 몰 수 있습니다. 1T 봉고 부터는 이 면허로 운전이 불가능하며,  스타렉스는 운전이 가능한지는 애매하네요. 중형차 면허로는 1T 봉고 부터 K 511 (두돈반), 민수로는 5T 노부스 메가트럭 운전이 가능하며, 대형차 면허로는 렉카, 대형 트레일러 등의 특수 차량을 제외한 모든 군용 차량이 운전 가능해집니다. (군용 K 711, K 713, 민수 - 11.5T 엑시언트, 15T 트라고 덤프, 카운티, 뉴 슈퍼 에어로 시티 등등) 제가 입대할 당시에는 버스 면허가 따로 있어서 대형 운전병이라 할지라도 25인승 이상 버스를 모는 것은 불가능했는데, 제가 복무하고 있는 중에 버스 운전병이라는 개념이 사라지면서 대형차 운전병이 버스 교육을 이수 받으면 45 인승 버스도 운전 할 수 있도록 규정이 바뀐걸로 알고 있습니다.



 야수교에서는 흔히 조교들이 하는 말이 자대 생활 편하기로는 대형차 >>> 소형차>>중형차 순이라고 했는데 자대 생활을 해보니 꼭 그런 것만 같지는 않습니다. 자대 생활이 편하려면 운행이 많아야 하기 때문에 (운행으로 다른 잡일에서 면제되고, 근무 열외 등 다양한 혜택을 받을 수 있으먜) 아마 조교들이 그렇게 말한 것 같은데요.


 야수교에서 배출하는 대형:중형: 소형 운전병의 비율이 3:5:2 혹은 2:5:3 정도입니다. 여기에, 대형차 운전병들은 상당수가 포병 부대 공병 부대로 편성되서 일선 보병부대에서는 대형차 운전병을 많이 못받습니다.  


 따라서, 보통의 자대라면 (특히 보병 부대) 상대적으로 대형차 운전병이 매우 귀합니다. 대형차 운전병들이 수송부에서 이쁨을 받으며 거의 모든 운행을 떠맡는 것이 사실이긴 합니다. 대형차 운전병은 규정상 중형 소형차 모두 운전이 가능하고, 운전기량이 어느 정도 검증된 친구들이며 몇 없기도 하기 때문에 자대 수송부 입장에서는 매우 귀중한 인재라는 것이죠.


 *대형차 운전병의 운전실력이 검증된 이유: 대형 중형 소형을 나눌때,  사회 운전경험 등을 어느정도 감안하여 밖에서 운저을 했던 친구들이 거의 대형차로 소속 되며, 야수교의 대형차 교육과정이 5주나 달하기 때문에 긴 연수기간으로 대형차 운전병들의 운전기량이 다른 차 운전병 보다 평균적으로, 상대적으로 우수한 편입니다. 물론, 일부 예외는 있습니다. 야수교의 면허 분류 시스템이 딱히 과학적이지는 않아서 운전 기량이 매우 불량한 친구가 대형차로 분류되기도 하고, 반대로 운전기량이 매우 좋은 친구도 중형으로 분류되기도 합니다.   


  소형차 운전병도 대형차 만큼 대우는 못 받더라도, 1호차 및 행정 지원 차량들을 운행해야 되서 운행이 많습니다 . 따라서, 중형차가 자대에서 제일 안좋은 처우를 받을 것이란 조교들의 말은 '어느정도는' 사실 이긴 합니다.


 다만,  군 생활이란  것이 자대 BY 자대 인게, 제가 속해 있던 자대는 포병 부대 인지라 훈련 및 전시 사용을 위한 대형차가 엄청 많고 거기에 맞춰 대형차 운전병이 엄청 들어옵니다. 제가 속해 있는 자대에서는 대형:중형:소형의 비율이 6:2:2 정도 되었겠네요. 대형차 운전병이 차고 넘치다 보니, 대형차 운전병의 소중함 따위를 자대에서 알리가 없습니다. (인접 보병 부대에서는 대형차 운전병이 태부족하여 틈만나면 우리부대에 지원을 요청하기도 했는데, 자대 수송부에서는 '그때만' 우리 부대 병력들은 매우 귀중하다는 듯 약간의 '갑질'을 하기도 합니다. )


 아마, 대부분의 포병 부대도 그럴텐데, 제 자대의 백 여대에 가까운 대형 차량들은 모두 1991년식의, 낡을 대로 낡은 K711 차량들이었습니다. (민수 차량은 포병 야전용으로 적합하지 못하기도 하고, 이미 보유하고 있는 K711이 워낙 많다 보니 새로운 민수 트럭도 보급이 잘 안들어오죠. 이런 이유로 포병 부대에서는 아직 K711이 압도적으로 많습니다.)


   이 낡고 낡은 트럭들을 평소에 '딲고 조이고, 기름치는' (운전병 출신들은 이 구호를 다 알겠죠? ㅋㅋ)행위들을 하여 전술 훈련 때 안퍼지고 운행을 나 갈 수 있도록 만들어 두고, 훈련을 갔다온 뒤에는 또 파손되거나 마모되거나 기타 등등 훈련간 차에 문제 생긴 많은 문제들을 또 정비하고, 정비가 다 끝날 때 쯤 또 훈련나가고... 이 반복이 자대 내 대형차 운전병들의 일상이었답니다. 이 반복을 몇번 하게 되면 어느덧(??) 전역이 다가오는 것이죠.


 물론, 수송부 일이 한가 할때도 있는데요, 이때 행보관 눈에 잘못 띄이면 모두 잉여 병력으로 여겨져, 대형차 운전병은 만능 작업병으로 재활용 됩니다. 그때부터 대대 내 제초 작업, 제설 작업 등에 끌려다니는 거죠. 이런 이유로 자대 내 극한직업 1순위는 대형차 운전병이었습니다. 자대 내 중/소형차 운전병이 오히려 적었기에 운행은 그들이 받을 확률이 높았구요.


 저 역시 포병 부대에 전입온 운 나쁜 대형차 운전병으로 정비 - 훈련 운행 - 정비 - 잡일 - 정비 - 훈련 운행 이 대형차 지옥의 레파토리로 한동안 생활 했답니다. 그러다 자대에 소형차 운전병 전입이 끊겨 소형차 운전병이 필요했던 때가 있었는데, 이때 몇번 운좋게 K131 (흔히 말하는 '레토나')을 타게 되었습니다. 그 후로 또 정말 운좋게 당시 수송관님과 정비관님이 제 운전실력을 좋게 봐주셔서 차츰 레토나 대리의 횟 수가 늘어나더니, 자연스럽게 자대내 소형차 운행 상당수를 제가 맡았습니다. 위수지역 내를 벗어나는 장거리 운행도 많이 받았구요. (1일 최고 장거리는 거의 강원도내를 한바퀴 도는 운행이었는데 500KM에 달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어떻게 그렇게 운전했지...)


 그리하여 저는 대형차 운전면허를 갖고도 이후 자대 생활에서 대형차에서 손을 완전히 떼며, 전역 할때 까지 운행 - 식사 - 운행 - 취침 이 환상의 군생활을 보낼 수 있었습니다. 당시에는 운행이 너무 많다며 툴툴 거리기도 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다른 친구들 입장에서는 배 부른 소리로 보였을 수도 있겠네요.


  

 아마, 입대를 앞둔 분이나, 입대를 앞둔 가족이나 친구 분을 두고 계시는 분이라면 운전병 입대에 대해 한번 쯤 생각해보셨을겁니다. 그만큼 흔한 보직이기도 하고, 편하다고 많이 알려진 것도 사실 입니다.


 여기에 대해 운전병 전역자 입장에서 말씀을 드리자면, 자대 BY 자대, 개인 BY 개인이라는 말만 드리고 싶습니다.

사실 모든 보직이 마찬가지겠이겠지만, 운전병은 특히 다른 보직보다 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네요. 부대의 분류(포병, 보병, 공병 등)에 따라 모는 차와 하는 일들이  달라지고, 부대의 지리적 위치와 지휘상의 위치에 따라 모는 차와 하는 일이 달라집니다. 또한 같은 부대 내에서도 저 처럼 운이 좋아서 꽤 편한 군생활을 누릴 수도 있겠죠.


따라서, 자대에 따라 시기에 따라, 직속 상관에 따라 운전병의 군행활은 천차만별 인 것입니다.  누구는 폭염, 소음, 진동 등을 견뎌가며 K713 덤프와 같은 차량들을 몰고 다닐 수도 있고, 누구는 그 마저도 운전을 못하고 맨날 정비만 하다 전역할 수도 있습니다. 또 누구는 군수 지원 사령부와 같은 곳에서 민수 트럭을 몰며 여름에는 시원한 에어컨, 겨울에는 따뜻한 히터를 쬐며 군생활을 할 수도 있겠죠.  


이렇다 보니 운전병으로 전역하신 분들은 운전병 하지마라, 운전병 꼭 해라 등 얘기가 갈리기도 합니다. 17년 포병부대 대형차량 운전병 출신으로 감히 제 의견을 내세우자면,  그래도 '운전병을 지원해서 나쁠 것은 없다.' 입니다.


 물론 운을 크게 따르는 보직이긴 하지만,  그래도 다른 많은 보직들 보다는 운전병의 생활이 나은 경우가 많습니다. 저 역시 운전병의 무덤이라고 불리며 운전병으로써 최악의 자대라는 포병 부대의 운전병이었습니다. 군수지원 사령부 등에서 운전병으로 근무했던 제야수교 동기들과 비교했을때,  제 군생활이 마냥 편하기만 한 것은 아니었습니다만, 그래도 제 부대내 '포병' 보다는 훨~씬 괜찮은 군 생활을 한 것만은 확실합니다.  


  군대에 쉬운 보직, 편안한 보직은 없습니다. 하지만 , 다른 보직과 비교했을 때 조금이라도 몸과 마음이 편안한 보직을 찾고 있다면 운전병으로 가는 것이 그나마 그 확률을 높일 수 있습니다.  (어디까지나 확률의 문제라는 것은 꼭 인지하셔야겠죠.)



 조금이라도 몸과 마음이 편안한 군생활과 더불어 운전병으로 군 생활을 하게 되면 여러 장점도 더 존재하기도 하죠.


1. 사회 초년생으로써 또래 대비 월등한 운전실력을 가질 수 있습니다. 당연한 것이 일단 야전 수송 교육단에서 기본적으로 최소 2주 이상, 최대 5주의 (각자의 운전 실력에 따라 더 받게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기간 동안 운전에 대한 이론과 실기 모두를 기초부터 다시 정석대로 배웁니다. 또, 자대에 전입한 이후에도 사회에서는 흔히 몰기 힘든 대형 차량, 수동 차량, 구식 차량(^^;;) 을 많이 몰게 되므로, 전역해서 어지간한 사회 차량들은 운전이 쉽게 느껴집니다. 취업 하기 힘든 요즘, 운전병 춣신으로써 운전을 잘 한다는 것이 취업에 도움이 되는 경우도 많죠.


2. 군대에서 운전했던 기록이 생겨 보험료 할인을 받을 수 있습니다.  자동차를 처음 구입할 때,  운전을 했었던 기록이 없다면, 할증으로 인해 비싼 보험료를 지불해야합니다. 하지만, 운전병은 군에서 이미 운전을 꽤 오래, 많이 했고 이것이 기록으로 존재하기 때문에 필요 서류를 제출 하시면 5~10% 내외의 보험료 할인을 받을 수 있습니다. 1년에 10~20 만원은 할인 받 을수 있다는 것이지여.   


    

3. 자동차 관리에 있어 기본 적인 것들을 배우게 됩니다.  자동차의 기본적인 점검방법에서 부터 고장 발생시 간단한 응급조치 방법 등을 배우게 되고, 군생활을 하는 동안 타의로.. ^^;; 그것을 경험하게 되므로 나중에 자차를 사게 된다면 많은 동무을 받을 수 있을 것입니다.